윌리엄 로언 해밀턴
다리 난간에 식을 새긴 사람, 사원수에서 벡터를 떼어낸 언어의 발명자
해밀턴은 열세 살에 열 개가 넘는 언어를 읽었고 스물두 살에 학부생 신분으로 더블린 천문대장이 되었다. 그를 십여 년간 붙잡은 문제는 이런 것이었다. 복소수 a + bi 는 평면 위의 점과 짝을 이루고, 곱하면 회전과 확대가 된다. 그렇다면 공간의 점에 대해서도 같은 일을 하는 수 체계를 만들 수 있을까. 그는 세 개의 성분으로 된 수를 만들려 했지만 곱셈이 번번이 어긋났다.
1843년 10월 16일, 아내와 함께 왕립운하를 따라 걷다가 브룸 다리에 이르렀을 때 답이 떠올랐다. 성분을 셋이 아니라 넷으로 하고, 곱셈의 교환법칙을 포기하는 것이었다. i² = j² = k² = ijk = −1. 그는 이 식을 잊어버릴세라 다리의 돌에 새겼다. 사원수(quaternion)의 탄생이다. 지금도 그 다리에는 이 일을 기리는 명판이 붙어 있다.
사원수는 실수부 하나와 허수부 셋으로 되어 있는데, 두 사원수를 곱하면 허수부끼리의 곱에서 오늘날의 내적과 외적에 해당하는 항이 함께 나온다. 뒷세대 수학자들이 이 뒤엉킨 두 연산을 떼어내 각각 독립된 도구로 만든 것이 벡터의 내적과 외적이다. 내적 a⃗·b⃗ = |a⃗||b⃗| cos θ 가 크기가 아니라 하나의 수(스칼라)가 되는 이유도 여기서 읽힌다. 이 값은 "한 벡터가 다른 벡터 방향으로 얼마나 나아갔는가"를 재는 양이고, 두 벡터가 수직이면 나아간 몫이 없어 0이 된다. 사원수는 오늘날 3D 게임과 로봇의 회전 계산에서 다시 현역으로 쓰인다.
주요 업적
- 1843년 사원수를 발견해 교환법칙이 성립하지 않는 대수를 최초로 제시
- 벡터의 내적·외적으로 이어지는 벡터 해석의 출발점을 마련
- 역학을 재구성한 해밀턴 역학과 해밀토니안을 정립
- 광학의 여러 현상을 하나의 원리로 설명하는 이론을 세움
시험에서는
내적은 두 가지 얼굴을 쓴다. 각이 문제이면 |a⃗||b⃗| cos θ, 좌표가 주어지면 a₁b₁ + a₂b₂. 수직 조건은 내적 = 0 으로 바로 옮기면 되고, 결과가 벡터가 아니라 수라는 점을 놓치지 않는다.